일주일도 안 남은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지금 중요한 것은 시간 배분과 기본 개념

MST™♡ 2012-11-03 (토) 10:44:30 12년전 575  
서울 목동 S고등학교에 다니는 김형석 군(가명)은 오는 8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최근 며칠째 밤잠을 설치고 있다. 김군은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대한 긴장감 때문에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는 데다 주변에서 인터넷 강의, '족집게 모의고사' 등을 쫓아다니는 동급생들의 모습에 불안감만 커졌다. 그는 "9월 모의고사 이후 점차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계획 없이 수능을 준비해와 갑자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군처럼 '멘붕(멘탈 붕괴)'에 빠진 수험생들을 구하기 위해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선배'들이 나섰다.

 
수능을 5일 앞두고 조영균 씨(20ㆍ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1년), 추휘서 씨(21ㆍ고려대 경영학부 1년), 이준영 씨(22ㆍ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2년) 등 세 선배는 "무모하게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지 말고 하던 내용을 복습하고 기출문제에 집중하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올해도 쉬운 수능이 예상되기 때문에 실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이때 필수품이 바로 EBS 교재와 오답노트다. 특히 시험 당일 몸 상태에 따라 10여 점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건강 관리에도 유념하라고 말했다.

서울대에 합격한 조영균 씨는 언어ㆍ수리ㆍ외국어영역 등에서 세부 시간표를 미리 짜놓으라고 조언했다. 가령 그는 언어영역(전체 100분)에서 '쓰기'에 필요한 시간을 10분으로 못 박아 시간이 없어 문제를 다 못 푸는 불상사를 차단하라고 했다.

수리영역에선 5문제 정도를 어려운 문제로 설정해 상대적으로 쉬운 나머지 25문제 푸는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조씨는 "일주일도 안 남은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지금 중요한 것은 시간 배분과 기본 개념"이라며 "어쨌든 기본적인 문제들을 빨리 풀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아야 한다.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강박감보다는 안정적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씨는 막판 수능 준비에서 인터넷 강의, 새로운 문제집 풀기, 족집게 강사 쫓아다니기 등 3대 금기사항도 강조했다. 이런 금기에 도전했다가 자신감만 떨어진다는 게 주된 이유다.

그는 "되도록이면 막판에 문제집 풀기는 피하는 게 좋다. 만약 그래도 하고 싶으면 과거 수능에 나왔던 기출문제만 풀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조씨는 언어영역에서 문학 부분은 EBS에 나오는 지문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그는 "시험 당일날에 모든 생체 리듬을 맞추고 항상 먹던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돼 죽을 자주 먹었는데 주변에선 '시험에서 죽쑤면 어쩌냐'라고 걱정했다. 그런 미신에서도 평정심을 가질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수 경험이 있는 추휘서 씨는 작년 자신의 '막판 수능 스퍼트' 비결로 '이미지 노트'를 꼽았다. 이 노트에는 '나는 충분히 많이 공부했다. 나는 할 수 있다' '예상치 않은 돌발변수만 없다면 수능날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것이다' 등 문구가 적혀 있다.

그는 "수능 당일날 하게 될 행동을 시간대별로 미리 노트에 다 써보고 운동선수처럼 이미지 트레이닝에 주력했다"며 "수능을 며칠 남기고는 공부시간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노트를 작성하다 보니 시험 당일 필요한 준비물도 자연스레 챙길 수 있었다. 추씨는 물과 초콜릿, 무릎담요 등으로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는 "옷은 여러 벌 껴입을 수 있도록 하고 물과 초콜릿은 체력 보충을 위해 챙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준영 씨의 막판 수능 준비는 다소 달랐다. 그는 '감(感)'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문제를 풀었다. 다만 '만만한 놈'만 골라 자신감을 높였다. 이씨는 "지금 공부한다고 성적이 오르진 않는다. 쉽지만 꾸준히 나오는 기출문제를 풀어라. 자신감은 오르고 불안감은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의 아킬레스건(약점)은 언어영역이었다. 그러나 그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 언어영역에 무리하게 올인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 있는 외국어ㆍ수리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선택과 집중이었다. 그 결과는 수능 외국어영역 만점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언어영역 열세는 다른 분야에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고 다짐했다. 마음이 편해지니 언어영역도 잘 보였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시험 당일 본인 페이스를 유지해 한 과목에서 망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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