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 상(上)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무슨 일이든 자기에게 이롭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와는 대립된 의미로 쓰인다.
우(禹)는 중국 하(夏)나라의 시조로 치수(治水)에 성공한 인물로 알려진 인물이다. 후직(后稷)은 신농(神農)과 더불어 중국에서 농업의 신으로 숭배되는 인물로 순(舜)이 나라를 다스릴 적에 농업을 관장했다고 전해진다. 맹자는 우 임금과 후직은 태평성대에 세 번 자기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못해 공자가 그들을 어질게 여겼으며,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는 난세에 누추한 골목에서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다른 사람들은 감내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살면서도 안빈낙도(安貧樂道)의 태도를 잃지 않아 공자가 그를 어질게 여겼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맹자는 “우와 후직, 안회는 모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 서로의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같게 행동했을 것(禹稷顔回同道 … 禹稷顔子易地則皆然)”이라고 평하였다. 곧, 맹자는 안회도 태평성대에 살았다면 우 임금이나 후직처럼 행동했을 것이며, 우 임금과 후직도 난세에 살았다면 안회처럼 행동했을 것이라며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러했을 것”이라는 뜻으로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이처럼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은 오늘날 쓰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와는 다르게 태평한 세상과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나타내는 의미로 쓰였다.
그런데 맹자는 같은 문장에서 우 임금과 후직에 대해 논하면서 “우 임금은 천하에 물에 빠지는 이가 있으면 자기가 치수를 잘못해서 그가 물에 빠졌다고 생각했고, 후직은 천하에 굶주리는 자가 있으면 자기의 잘못으로 그가 굶주린다고 생각해서 이처럼 (백성 구제를) 급하게 여겼다(禹思天下有溺者由己溺之也稷思天下有飢者由己飢之也是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