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의 시선(詩仙) 이백은 어렸을 때부터 재능이 특출해 열 살 무렵에는 시와 글씨가 어른을 능가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백은 진득이 앉아 공부하는 데는 그다지 열성을 보이지 않았다. 안 되겠다 싶어서 아버지는 그에게 훌륭한 스승을 붙여 주고 산속에 들어가 오로지 학문에 정진하도록 했다.
천재들이란 원래가 호기심이 많아 한 곳에 매이기를 싫어하는 법이다. 외딴 산속에 처박혀 글만 읽는 생활이 이백의 구미에 맞았을 리가 없다. 따분함을 견디다 못한 이백은 스승 몰래 산에서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직 어린 아이인지라 아버지에게 혼나고 말고는 나중 일이었다.
이백이 한참 산 아래 마을을 향해 가는데 어느 냇가에 이르러 발걸음이 딱 멎고 말았다. 웬 할머니가 바윗돌에다가 도끼를 갈고 있는 광경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발동한 이백이 물었다.
“할머니, 지금 뭘 하고 계세요?”
“응, 바늘을 만들고 있단다.”
“아니,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고요?”
“그래. 보면 모르겠니?”
이백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아유, 할머니. 도끼를 어떻게 바늘로 만들어요?”
“웃지 말거라. 열심히 갈다보면 언젠가는 도끼도 바늘이 되겠지. 도중에 그만 두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 순간 이백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셨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표정으로 한동안 서 있던 이백은 할머니에게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발길을 되돌려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크게 깨달은 이백은 그 후 마음이 해이해질 때마다 그 할머니를 떠올리며 분발했다고 한다.
※마부작침(磨斧作針)=뭉툭한 도끼도 계속 갈면 마침내 바늘이 된다. 쉼 없는 단련이 강자를 만든다. 고난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꿈을 이루려면 땀을 흘려야 한다. 반복은 기적을 일구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