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현자가 길을 가다가 길거리에서 술주정뱅이를 만났습니다.
그는 술을 먹느라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현자는 그에게 자기 집으로 내일 와달라고 말했습니다.
이튿날, 현자의 집에 찾아온 그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그러자 작은 구멍이 난 물통과 멀쩡한 두레박을 주며 말했습니다.
"이 물통에 물 좀 길어서 가득 채워주게나."
그는 통에다 물을 부었으나 구멍이 난 물통이라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현자에게 가서 작은 구멍으로 물이 새서
채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튼튼한 물통과 작은 구멍이 난 두레박을 주면서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라고 했습니다.
두레박이 구멍이 나긴 했지만 여러 번 물을 부으니
물통은 곧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현자가 그에게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인생이 살아가는 길이 여기에 있네.
구멍이 난 물통에는 물이 채워질 리 만무하지만
구멍이 난 두레박의 경우는 달랐다네.
구멍이 난 두레박이지만 떠지는 물을 새지 않는 통에 담으니
한 통 가득 채울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번에는 단호한 말투로 그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자네처럼 시도 때도 없이 지나치게 술을 먹는 사람은
아무리 돈을 벌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고,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은 수입이 적어도 모을 수 있으니
적은 물이라도 성한 그릇에 담겨 있는 것과 같다네!"